KIM IS BACK

만화보다 더 만화같은 이야기

고등학생이 성인 국가대표를 씹어먹고, 프로 데뷔하자마자 전 시즌 꼴찌팀을 우승시키고,
부상이 있어도 매 시즌 모든 대회에서 상을 휩쓸고 다니고, 가는 팀마다 우승하고,
올림픽 MVP와 득점 세계신기록을 보유한 만화보다 더 만화 같은 선수의 이야기가 있다.

당연히 아프기는 하죠, 찢어졌으니까

김연경, 2020 도쿄 올림픽 아시아 예선전 당시

그녀의 선수 생활 중 이루지 못한 목표가 하나 있다. 바로 올림픽 메달이다. 이 목표 달성을 위해서 2019년은 그녀에게 매우 중요한 해였다.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이 될 2020 도쿄 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예선 대회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비시즌 국가대표 경기부터 리그 경기까지 쉬지 않고 달려온 것이 독이 되었을까. 대회 도중 복근이 4cm나 찢어지는 부상을 당했다. 이 대회 1위만이 올림픽에 간다. 과연 그녀는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한 첫 관문을 무사히 통과했을까.

그녀가 세계 최고의
올라운드 플레이어라는
사실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미국 NBC 중계진

 
 
 
 
 
     

초등학교 시절 언니를 따라 체육관에 놀러 갔다가 배구를 시작하게 된다. 키가 작다 보니 지도자들이 공격수보다는 수비를 위주로 기본기 다지는 연습을 주로 시켰다.

    






그러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급격하게 키가 자라기 시작하면서 공격수로 전향을 하게 되고, 수비도 잘하고 공격도 잘하는 올라운드 플레이어가 탄생하게 된다.

내가 다시 태어난다면 꼭 이루고 싶은 소원이 있다. 김연경과 같이 코트에서 선수로 뛰어 보는 것이다.

대한민국 前 국가대표 공격수 조혜정

2005년, 신인 드래프트 1순위로 직전 시즌 꼴찌팀이었던 천안 흥국생명에 입단한다. 입단하자마자 팀을 정규리그, 챔피언결정전 우승으로 이끌며 신인왕, 득점왕, 공격상, 서브상, 정규/챔피언결정전 MVP까지 받을 수 있는 부문의 상을 다 휩쓸었다.

한국에서 프로 데뷔 후 네 시즌 동안 정규리그 우승 3회, 챔피언결정전 우승 3회, 통합우승 2연패라는 대기록을 달성하며 국내 리그를 평정했다.

적당히만 올려줘라,
그녀가 알아서 다 처리할 것이다.

터키 페네르바체 前 감독 조세 호베르투 귀마레스

 
 
 
 
 
  
 
  

2009년, 남녀 배구 선수 통틀어 최초로 해외 리그 진출을 하게 된다. 일본 리그 전년도 9위팀인 JT마블러스에 입단한다. 두 시즌을 이 팀에서 뛰며 팀 창단 이래 최초로 25연승 무패행진을 달리며 팀을 정규리그 1위에 올려놓는다. 일본 리그에서도 득점상, 베스트6 수상을 하며 성공을 거둔다.

    

2011년에는 터키 리그 명문 구단인 페네르바체의 러브콜을 받고 터키로 건너간다. 유럽에선 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유럽 진출 첫 시즌만에 정규리그 무패로 1위를 달성하고, 팀 창단 후 첫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끈다. 그리고 챔피언스리그 동양인 최초로 MVP와 득점왕을 수상한다.


2012 런던 올림픽
꿈을 향한 첫 번째 도전

한국의 김연경이 자신의
첫 번째 올림픽에서 207점을
기록했다. 이전 세계 기록인
204점을 넘어서는 최고 기록이다.

AP 통신, 2012 런던 올림픽 당시

대망의 2012 런던 올림픽. 당시 여자배구 대표팀은 조별 예선 1승조차 장담하기 힘들었던 약체로 평가되었다. 하지만 강호들이 즐비한 죽음의 조에서 우승 후보인 브라질까지 이기며 당당히 조별 예선을 통과한다. 조별 예선에서는 이 때까지 한 번도 이겨보지 못한 강팀이었던 세르비아를 김연경의 압도적인 경기력을 앞세워 이긴다.

김연경은 세계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이다.

이탈리아 국가대표팀 前 감독 마시모 바르볼리니

지금도 명경기 추천해달라는 글이 올라오면 빠지지 않고 나오는 8강 경기다. 8강에서 만나게 된 상대는 이탈리아. 당시 메달권을 바라보고 있던 강한 팀이었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승리를 예상하는 곳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김연경의 활약에 힘입어 이탈리아를 이기고 4강에 진출하며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이후 36년만에 올림픽 메달을 기대하게 만든다.

올림픽 4강은 기적이면서 우리의 실력이기도 하다.

김연경, 2012 런던 올림픽 이후

4강에서 만난 미국에 패배하고, 3.4위전에서 만난 일본에 아쉽게 패배하면서 눈물을 삼키며 그녀의 꿈은 이루지 못하고 4위로 대회를 마감한다. 김연경은 런던 올림픽 본선에서 8경기 동안 207득점 (한 경기 평균 25.9점)이라는 올림픽 신기록을 세우는 어마어마한 퍼포먼스로 대한민국 대표팀의 최종 순위가 4위였음에도 불구하고 올림픽 MVP로 선정되었다. 이후 그녀는 자타공인 세계적인 선수로 올라선다.

100년이 아니라 200년이 지나도
김연경 같은 선수는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V리그 IBK 기업은행 前 감독 이정철

올림픽의 아픔을 잊고 다시 달리기 시작한다. 2013년 터키 페네르바체에서 정규 리그 1위, 파이널 준우승, 터키컵 준우승, CEV컵 우승, 터키 리그 득점상, 공격상, CEV컵 득점, 공격, 서브 1위, MVP 수상을 하며 어마무시한 커리어를 쌓는다.

 
 
 
 
 
     

국가대표 10년차가 되던 해인 2014년에는 주장을 맡으면서 본격적으로 대표팀을 이끌기 시작한다. 인천 아시안 게임에서 디펜딩 챔피언인 중국을 꺾고 금메달을 획득하며 자신의 선수 생활 첫 금메달을 맛보게 된다.

    

페네르바체에서 가장
두려운 존재는 김연경이다.

러시아 국가대표 윙스파이커 타티아나 코셸레바




항상 바키프방크 팀에 밀려 한 번도 우승을 하지 못한 터키 리그 우승을 2015년에 하게 된다. 그 해 정규리그 MVP와 2년 연속 득점왕, 공격왕까지 수상했고 이어진 터키컵 또한 우승과 동시에 대회 MVP를 차지하며 강렬한 시즌을 보낸다.

2016 리우 올림픽
식빵 언니의 탄생

우리는 배구가 단체 스포츠이기에
이겼고, 김연경은 배구가
단체 스포츠이기에 졌다.

중국 前 국가대표 센터 마윤웬

그녀에게 두 번째 기회가 왔다. 올림픽 본선 첫 경기는 4년 전 올림픽에서 메달을 뺐겼던 일본이라 더욱 더 이기고 싶었는데 승리로 조별예선을 시작한다. 하지만 김연경 의존도가 높은 대표팀에서는 김연경이 있고 없고의 차이가 너무 컸다. 결국 조별 예선 경기부터 거의 모든 경기를 다 뛰었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한채 8강에 진출했다. 8강에서 만난 네덜란드에 혼자 고군분투했지만 결국 패배하고 그녀의 두 번째 도전은 5위로 마무리하게 된다. 하지만 리우 올림픽으로 인해 얻은 것도 분명 있었다.

착한 식빵 인정합니다.

IZE, <김연경, 여성 스포츠의 새로운 정의>

힘차게 뛰어올라 강한 스파이크 공격을 하거나, 득점 후 양팔을 활짝 벌리거나 주먹을 치켜올리며 포효하는 김연경의 모습은 파이팅이라는 단어로는 부족할 정도다. 심지어 아쉽게 점수를 뺏긴 순간 욕설을 하는 입 모양이 카메라에 잡혔을 때조차 '착한 식빵 인정합니다.'라는 댓글이 달렸다. 올림픽 기간 동안 주목받았던 각 종목의 선수들 중에서 가장 독특한 방식으로 주목받았다.

여자배구가 리우 올림픽에서
김연경이 보여준 활약으로
전 국민적 관심을 받은 덕에
V리그에도 새로운 팬이
많이 유입됐다.

SBS 스포츠 해설위원 장소연

프로에 데뷔한 이래 10년이 넘도록 정상을 지킨 김연경이지만, 배구라는 마이너 종목의 한계 때문에 2012 런던 올림픽 4강 진출에 성공하기 전까진 국내에서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하지만 2016 리우 올림픽 한일전을 기점으로 폭발적인 인지도와 인기를 얻게 되었는데, 뛰어난 실력에서 나오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여자선수로서는 흔치 않는 화끈하고 시원한 성격, 코트 위의 승부욕, 그리고 화끈한 세리머니 등 이 모든게 맞아 떨어져 김연경을 대중에게 각인시켰다고 볼 수 있다.
일명 '배알못'까지 사로잡으며 배구의 인기를 끌어올렸다.

김연경은 완벽한 선수다.
그녀는 나의 우상이다.

중국 국가대표 윙스파이커 주팅

 
 
 
 
 
     

터키 페네르바체에서 7개의 우승컵을 들어올리고 중국 리그에서 새로운 도전을 한다. 그녀가 오기 전까지 계속 중,하위권에 머물던 팀인 상하이로 이적을 하게된다. 하지만 그녀가 오자마자 팀이 180도 달라져 팀은 17년만의 정규 리그 1위와 파이널 준우승을 하게 된다. 김연경이 거쳐간 모든 팀이 우승을 한 번씩은 경험해보게 된 것이다. 중국 리그에서도 최고 외인상, MVP, 베스트7까지 받으며 개인상을 빼먹지 않고 받아간다.

    

김연경에겐 특별한 것이 있다.
내 배구 인생 20년에
저런 선수는 본 적이 없다.

터키 여자배구 국가대표팀 감독 지오바니 구이데티






















중국에서 한 시즌을 보낸 뒤, 2018년 터키 리그로 복귀한다. 이전 팀이던 페네르바체로의 복귀가 아닌 당시 라이벌 팀이었던 엑자시바시였다. 김연경을 영입하기 전까지 항상 1%가 모자랐던 팀은 그녀를 영입하자마자 터키컵을 7년만에 우승하는 성과를 이루고 슈퍼컵 우승, 정규 리그 1위, 파이널 준우승을 한다. 두 번째 시즌에는 주장 역할까지 맡으며 슈퍼컵 우승, 세계 클럽 선수권 대회에서 준우승을 이끈다.

2020 도쿄 올림픽
국가대표에 대한 그녀의 헌신

김연경은 한국 역사상 최고의 선수

대한민국 여자배구 대표팀 감독 스테파노 라바리니

이 대회에서 우승한 팀만이 올림픽 티켓을 얻는다. 그런데 대회 도중 복근이 4cm나 찢어지는 심한 부상을 입었다. 그래서 가장 중요한 태국과의 결승전에 나설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김연경은 주장으로서의 책임감, 올림픽을 향한 열정으로 진통제를 맞아가며 결승전에 나섰다. 부상이 있는 사람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활약을 해준 덕분에 도쿄로 가는 문이 활짝 열렸다.

우리나라 배구가 이전보다
앞으로 나아가고 있으며,
성장하고 있다는 확신을 얻었는데
그것은 메달만큼 값진 것이었다.

김연경 자서전 ‘아직 끝이 아니다’中

김연경의 국가대표를 향한 애정과 헌신은 엄청나다. 여러 국가에서 온 귀화 제의를 거절하며 대한민국이 아닌 나라의 국가대표로 뛰는걸 생각해본 적 없다고 못을 박았다. 프로 데뷔 순간부터 팀에서 에이스 주포 역할을 맡았던 선수에게 국가대표란 개인 커리어를 쌓는데 방해라고 취급했을 법도 한데, 본인은 현실적으로 힘든 올림픽을 포기하지 않고 대한민국을 대표해서 국제무대에서 뛰는 걸 자랑스럽게 여긴다. 자신이 부상 당하고, 책임감과 부담감에 너무 힘들더라도 지금 자신이 뛰는 것은 우리나라 배구의 미래를 위해서 라는 생각으로 나라의 부름에 군말 없이 임하고 있다.